지리상등정1 지리산 지 리 산 인생에 있어서 누구나 고통의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런 고통의 시간을 잊기 위해서 또는 새로운 각오를 위해서 1996년 봄 지리산을 찾았다. 나는 군에서 제대 후 1993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법시험에서 몇 번이나 1차에서 떨어졌다. 가족을 볼 면목도 없었고 주위의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도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나이는 들어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으며 합격에 대한 갈망은 더 커졌으나 자신감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어둠의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해도 시험에 떨어져 절망감에 젖어서 지리산을 찾았던 것이다. 정상에 가장 가까운 중산리에서 하루밤을 자고서 아침 곧바로 천왕봉을 향해 출발하였다. 점심 무렵 도착한 천왕봉에는 등산객이 거의 없었으며 단지 5명의 여대생들만 있었다. 나는.. 2015. 11.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