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어느 TV 광고에서 처음 본 듯한 모델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음악에 맞춰 춤도 잘 추고 뭔가 기존 모델과는 다른 느낌을 주어서 눈길을 오래도록 잡아둔 모델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인공지능 기술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라고 하여 더욱 놀랐습니다.
이렇게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모델은 각종 루머에 시달리거나 사고를 일으키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초상권 침해와 관련한 문제도 일으킬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초상권이 침해당하는 것과 관련한 분쟁사례와 그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실에서는 다른 사람을 허락없이 촬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사람을 모델로 내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도 초상권 침해가 될 수 있어서 소위 말하는 ‘덕질’도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만일 나의 외형이나 목소리 등을 묘사하는 등의 초상권을 침해를 입었다면 민법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관련 법에 따르면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법을 넘어서는 행동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공인이 아닌 일반 사업가를 구속영장 집행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서게 했다며 초상권이 침해당했음을 주장하는 경우는 어떤 판결이 나올까요?
A 씨는 고등학교 동창생이자 검사인 친구에게 금전을 제공한 혐의를 입었습니다. A 씨는 또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도 추가되어 구속영장이 집행되어 강제로 법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A 씨는 포토라인에 서야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얼굴을 가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A 씨는 호송차량에서 하차 후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이렇게 얼굴 노출이 된 채로 취재에 응한 A 씨의 사진들은 각종 언론에 보도되었고 식별이 가능한 정도로 사진이 게재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A 씨는 검찰수사관이 구속영장 집행 과정에서 자신의 얼굴을 가려주었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초상권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먼저 언론사 기자에게 연락하여 자신과 검찰과의 부정한 관계를 폭로하였고, 그로 인해 스스로 언론의 주목을 유도한 바가 있음이 인정된다고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A 씨가 호송차량에서 내린 다음에 곧장 인치장소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기자들 앞으로 간 후에 몇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한 것을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A 씨에게 있던 수건을 이용하여 스스로 얼굴을 가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당시 호송하던 검찰수사관들이 A 씨가 촬영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하게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심과는 약간 다른 의견을 언급하였습니다. 일반 국민의 알권리에 해당하는 범위는 원칙적으로 '범죄사실' 자체이지 '피의자' 개인에 대한 부분까지는 아니라고 지적하였습니다.
물론, 특정강력 범죄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경우에는 재범방지 차원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초상을 노출하긴 하지만 A 씨의 경우에는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중소기업 사업가인 A 씨는 '공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과, 구속영장이 집행과정에서는 신상 공개의 필요성이 있어보이지 않으며, 신원공개가 필요한 예외사유도 없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즉, A 씨의 초상 공개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A 씨는 초상권을 침해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검찰공무원은 중과실을 단정할 만큼의 위법행위는 아니라고 덧붙여 언급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A 씨가 국가 및 수사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심을 취소하고 국가는 A 씨에게 피해보상금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와 같이 초상권 침해와 관련해서는 범법자도 고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초상권이라는 쟁점은 중요한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초상권 침해를 당했다면 법률적인 지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때 초상권과 관련한 법률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변호사 등의 도움을 얻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